2026년 3월 7일, 여성 역사의 달을 기념하는 센트럴파크 투어를 다녀왔습니다.
열세 명의 동문들과 함께 센트럴파크 나무 이야기와 여성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귀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뉴욕지구 동창회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번 투어 홍보를 접하고 동창회 행사에 처음으로 참여한 새로운 동문도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센트럴파크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베데스다 분수(Bethesda Fountain) 안에 있는 물의 천사(Angel of the Waters)는 뉴욕시 최초로 여성 작가가 만든 공공 예술 작품입니다. 당시 도시 팽창과 인구 증가로 뉴욕은 전염병과 물 부족 문제를 겪고 있었고, 이를 해결하고자 1842년에 크로톤 수로(Croton Aqueduct)를 완성했습니다. 루이 파스퇴르가 Germ theory를 확립하기 전,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존재를 몰랐던 시대였음에도 당시 사람들은 경험적으로 더러운 물이 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지요. 베데스다 분수의 물의 천사는 깨끗한 물 공급과 그로 인한 뉴욕의 공중 보건 향상을 기념하기 위해 1873년에 완공되었습니다.“
“다음으로 미국 여성 참정권 100주년을 기념하는 Women’s Rights Pioneers Monument를 둘러보았습니다. 이 동상과 관련하여 한국 여성사와 이화의 역사를 함께 되새겨 보았습니다. 서구권 국가들을 기준으로 보면 제한적으로나마 남성 참정권이 있던 시기에 여성 교육이 진행되고 이후 여성들도 참정권을 획득하게 됩니다. 하지만 한국은 어땠을까요? 민주 선거 제도가 아예 존재하지 않던 군주제였던 조선 후기, 1886년에 여성 교육을 위한 이화학당이 문을 엽니다. 그리고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함께 여성들도 남성과 동시에 투표권을 얻게 되지요. (성별에 상관없이 동시에 투표권을 부여한 나라가 한국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여성 참정권 운동을 하는 서프러제트(suffragette)는 없었지만 여권 향상을 위해 헌신하신 많은 이화의 선배님들이 계십니다. 여성의 사회 참여에 큰 걸림돌이 되던 호주제 폐지에 앞장서신 이태영 선배님(가사과 36년 졸업)과 이효재 선배님(영문과 47년 수료)이 계시고요. 윤정옥 선배님(영문과 49년 졸업)께서는 처음으로 위안부 문제를 세상에 알리시면서 전쟁과 여성 인권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국제 인권법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큰 공헌을 하셨습니다. 이번 투어를 준비하면서 자랑스러운 이화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Women’s Rights Pioneers Monument 오른쪽에는 2006년부터 New York Women’s Foundation의 president로 일하고 계신 Ana L. Oliveira님을 위한 작은 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얼마 전 김광희 동문님께서 동상 옆에 빈 자리를 발견하셔서(너무 완벽한 스팟 아닌가요? 😄) 여성 인권 운동가 동료분들과 함께 기부를 하여 은퇴를 앞둔 Ana님을 위해 나무를 심게 되었다고 합니다. 센트럴파크를 산책하게 된다면 Women’s Rights Pioneers Monument 옆에 있는 나무에도 한 번 눈길을 주세요!“




“여성 역사의 달을 맞아, 오늘날 여성들이 누리고 있는 많은 권리와 기회가 이전 세대 여성들의 헌신으로 남겨진 소중한 유산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역사를 돌아보며, 앞으로 다음 세대 여성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행사를 리드해 주신 김광희 동문님과 홍선희 동문님, 참여를 위해 먼 걸음 해 주신 많은 선후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